오랜만에 생각나서, 답장이 안올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는 참 따뜻한 사람이었어. 원하는 꿈은 이뤘을까.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궁금하다. 이따금씩 네 생각을 해왔지만
나는 여전히 수렁에 빠졌다 나왔다를 반복하고 있어. 아니 어쩌면 빠져나오기보다 잠시 도피하는 거겠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매번 이번에 빠진 깊이가 가장 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항상 버겁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어.
그거 알아? 판도라의 상자에서 온갖 악의와 절망이 빠져나왔을 때, 가장 마지막에 희망도 함께 빠져나왔다는 이야기 말이야. 언제나 고통과 절망이 먼저 다가오지만, 그리고 나는 너무나 나약하지만,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믿고있기 때문인것 같아.
사실 나는 너 생각을 할때, 판도라를 전달한 사람이 된듯해서 죄악감을 함께 느껴. 하지만 나는 너가 항상 행복하진 않을지라도 따뜻함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원해. 진심으로.
미안하고 고마워.